가족중 한분이 최근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복통으로 병원 신세를 좀 지게 되었어요. 칼로 도려내는듯한 복부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셔서 결국 금요일 밤 응급실에 방문했습니다. 응급실 뺑뺑이 이슈들이 있어서 걱정을 한가득 안고요.
아니나 다를까 응급실에 방문 하자마자 대기 환자들이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응급실에서 시행한 검사
응급실에서는 기본적인 활력 징후들을 먼저 체크했어요. 혈압, 산소포화도, 혈당검사 등
그 후에 혈액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 복통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복부 엑스레이, CT검사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CT검사상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어요. 평소 건강 검진으로 담석이 조금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항이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병변 때문에 아픈건지 응급의학과 선생님은 진단을 내리시지 못하시더라고요.
금요일의 응급실 오진
검사 결과, 통증 소견을 보시더니 대동맥 박리일수도 있고, 심근경색 같은 심장 질환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응급의학과 선생님께서는 협심증에 쓰이는 약물을 처방해주셨어요. 희한하게 일시적으로 통증이 가라 앉긴했으나 여전히 아팠고, 심장 내과로 배정받아 입원을 했습니다.
입원을 했던 금요일 밤부터 토, 일요일까지 이틀간 통증과의 사투가 시작되었어요. 계속해서 진통제를 맞고, 물도 금식을 하고, 영양제, 수액등을 맞으면서 이틀 내내 보호자는 교대로 곁을 지켜야 했습니다. 언제까지요? 월요일 담당 선생님께서 출근하실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월요일 담당의 회진 후 심장쪽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왜 아닌가요? 협심증 약 썼더니 증상 호전이 있어서 심장쪽 문제가 맞는 것 같다고 하셨는걸요?
증상 호전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셨습니다…절대 심장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이때부터 신뢰도가 바닥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3일만의 진단명
검사한 씨티 자료는 영상의학과 판독의가 이 병원에는 없어서 외부 판독을 의뢰해야 했고요. 월요일 오전까지도 진통제를 맞으면서 판독을 기다렸습니다. 3일을 기다린 끝에 만난 진단명은 급성 담낭염. 담낭을 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외과로 연결해 줄 테니 수술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3일 동안 병원에 대한 경험이 좋지 않아 결국 전원을 결정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점은 병원 위생 상태가 최악이었어요. 없는 병도 걸릴 것 같았습니다.
담낭염은 충수염과 같은 아주 간단한 외과적 질환인데도 이 병변을 찾는데 3일이나 걸린 점도 전원 결정에 한 몫 했고요.
대학 병원에 당일 외래 진료를 예약했습니다. 검사 결과지를 복사해서 제출했고요. 진료 보고 당일 바로 입원을 했습니다.
다음날이 연휴라 선생님께서 정규 수술 시간 끝나고 나도, 응급 수술 해 준다고 하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급성담낭염 수술 및 퇴원
급성담낭염 수술은 복강경으로 진행했습니다. 최소한의 침습으로 수술이 가능하고요. 흉터도 적고 회복 시간도 빠르고요.
하지만 이전에 복부 수술 이력이 있어서 유착 등 상황이 안좋을 시 개복 수술을 할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급성담낭염의 수술은 담낭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진행합니다. 떼어낸 담낭에서 담석을 꺼내서 수술이 끝난 후 보호자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생각보다 담석의 사이즈가 커서 나중에 보여드리니 환자 본인도 놀라더라고요.
수술 후 회복하는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는데요. 수술 4일차에 바로 퇴원했습니다.
수술 일주일 후 실밥 제거 및 혈액 검사하러 한번 더 병원에 방문했고요, 3개월 뒤 초음파로 특별히 이상 있는지 한번 더 확인하면 이제 담낭염 치료는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